Cowboy Bebop
경종은 고자엿다? 본문
경종은 젊어서부터 병약했다. 어머니가 당쟁에 휘말려 죄인으로 죽는 모습을 직접 목격한 상황에서, 제2의 연산군이 되어 피바람이 몰아칠까봐 두려워한 노론 신하들이 틈만 나면 갈궈대고, 아버지 숙종도 희빈 장씨의 아들이란 이유로 허구헌날 갈궈대니 거기서 받은 정신적 스트레스가 상당했을 것이다. 미치지 않은 것만 해도 대단하다는 평이 있긴 한데, 노론 측에서 남긴 기록을 보면 살짝 정신이 돌아버린 부분도 있었던 모양.
노론 강경파의 단암만록을 인용하자면 '세자는 때때로 벽을 향하고 앉아서 조그마한 소리로 중얼거려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것처럼 했다. 또 한밤중에 계단과 뜰 사이를 방황하기도 했고 정신도 안정되지 못했으며 지각도 불분명했다. 숙종의 상에도 한 번도 곡소리를 내지 않았으며 까닭없이 웃기까지 했다.' 노론의 기록이란 특성상 악의적인 표현일 가능성이 있으나 경종이 느낀 스트레스가 대단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불임설도 여기에 나왔다.
경종이 자식을 두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다. 가장 유명한 일화가 사약을 받기 전 희빈 장씨가 죽기 전에 세자를 보고 싶다고 애원했고, 이에 마음이 약해진 숙종이 세자를 데려오도록 했다. 하지만 희빈 장씨는 돌연 세자의 영 좋지 않은 곳을 꽉 붙잡고 당기는 만행을 저질렀고, 그 때문에 경종이 기절했는데 이로 인해 자식을 둘 수 없는 성불구자가 됐고 병약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경종이 성불구였다고 단정하기는 힘들며, 학자들은 대체로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생식능력 저하 정도로 추측하고 있다. 결혼을 2번이나 했음에도 끝내 자손을 두지 못했고, 계비인 선의왕후와 함께 양자를 들이려고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왕실의 대전제, 대원칙인 효-현-숙 '삼종의 혈맥'을 고려하면 해당자는 연잉군의 아들(후에 진종소황제로까지 추숭되는 효장세자)뿐이었다. 그러나 즉위 당시 효장세자의 나이는 겨우 생후 16개월이었다. 그게 아니라면 의외로 간단한 해법이 있는데 소현의 증손자 밀풍군이었다. 이인좌의 난에서 그들이 괜히 밀풍군을 옹립한 것이 아니다.
세자/세제 책봉은 청나라의 승인을 받아야 되는 일이었는데 청나라에서 "아니 왕이 아직 젊은데 왜 동생을 세제로 책봉하나?"라 의문을 제기하자 당시 책봉요청을 위해 갔던 노론의 이건명, 윤양래 등이 "왕이 발기불능이라 자손을 둘 수 없다"고 보고했다. 결국 청나라의 기록에도 남게 됐는데 그 때문에 경종이 성불구였다는 설이 퍼진 모양이다.